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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00억 정규직 채용 지원금, 가짜 직원 조작해 부정수급 속출
518억 아동지킴이사업, 근무지 이탈해도 월급 꼬박꼬박 지급


지난달 26일 오후 2시 60대 두 명이 서울 성동구의 한 파출소에서 나왔다. '아동안전지킴이'라고 쓰인 노란 조끼를 입고 있었다. 이들은 파출소에서 나와 곧장 근처 커피집으로 들어갔다. 1시간 30분쯤 잡담하면서 시간을 보낸 뒤 100여m 떨어진 한 초등학교 주변을 15분쯤 걸었다. 오후 4시 파출소로 되돌아가 조끼를 벗고 퇴근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주변에서 근무하는 70대 지킴이는 혼자 순찰을 돌았다. 2인 1조가 원칙인데 1명은 개인 사정으로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웠다.

이들은 주 5일 하루 3시간씩 이런 순찰을 하고 정부에서 매달 50여만원을 받는다. 아동 대상 범죄 예방한다고 만든 공공 일자리인데 올해 1만7명이 선발됐다. 81％가 65세가 넘어 노인 대상 현금 복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사업에 드는 올해 예산만 518억원이다. 하지만 아이들 안전보다 노인들 생계비, 용돈 보태주는 용도로 변질되고 있다.

혈세로 추진하는 복지 대책들이 돈값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정부가 예산 퍼부어 복지 확대에 나섰지만, 곳곳에서 헛돈 쓰고, 복지 파이프(전달 체계)에서 누수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년 정규직 신규 채용을 하는 중소기업에 1인당 최대 2700만원을 주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사업은 온갖 꼼수로 나랏돈 타가려는 기업들로 북새통이다.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2명을 채용했다며 지원금을 챙겼지만, 아르바이트 직원을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한 것처럼 꾸며 부정 수급을 했다. 가족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지원금을 타가는 기업도 있다. 한 회사는 계약직 직원을 정직원으로 속여 장려금을 받다가 적발됐다. 정부 지원금은 먼저 보면 임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고용노동부는 30일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사업을 5월 10일 조기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지원 인원(9만8000명)이 거의 다 찼기 때문이다. 지원금을 받으려는 기업이 몰려 1분기 만에 올해 예산(6800억원)이 다 동이 났다.

[주희연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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