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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인터뷰]류기룡 왕립예술대학 교수

26일 캄보디아 왕립합창단원이 류기룡교수의 지휘에 맞춰 캄보디아 국가를 연습하고 있다. © News1 김대벽 기자
(캄보디아=뉴스1) 김대벽 기자 = 문화·예술 교육의 불모지인 캄보디아에서 한국의 클래식음악을 알리는 전도사가 있다. 한국인 최초의 왕립예술대학 교수인 류기룡 교수가 주인공이다.

경북대 음대를 졸업하고 러시아 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근무하며 대체로 평범한 삶을 살았다.

그런 그가 편안한 생활을 포기하고 국민소득 150달러(약 17만원)에 불과한 문화의 불모지 캄보디아로 달려가 한국 클래식 전파에 힘을 쏟고 있다.

류 교수는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인 한국의 클래식음악을 우리보다 더 열악한 곳에도 나눠야 하지 않겠느냐"며 "캄보디아에 없는 음악으로 한국의 혼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뉴스1 대구경북취재본부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류 교수를 만났다.

-캄보디아로 간 동기는 무엇인가.
▶2012년 NGO 디렉터로 캄보디아에 갔을 때 한국의 클래식음악 문화를 전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는 공교육 과정에 음악수업이 없을 정도로 음악 환경뿐 아니라 문화·예술 교육이 열악하다. 공모를 통해 왕립예술대 음악학부 교수 자리를 받았다. 캄보디아 행을 결심한데에는 나의 영원한 동지이며 음악 파트너인 아내(현재 캄보디아 왕립대에서 음대 교수로 재직 중)덕이 컸다.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왕립대 음악학부 교수와 대학교 자문관을 맡고 있다. NGO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이화여대 사회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해외 ODA사업체인 이화소셜서비스의 캄보디아 디렉터로도 일한다. 지금은 코리아 캄보디아 한국문화예술재단을 설립해 한국과 캄보디아 예술합동연주회를 준비 중이다.

-그동안 성과는 무엇인가.
▶공연이나 연주회 외에 캄보디아의 미취학 어린이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음악교육을 무료로 진행한다. 처음 왕립대 음악부에 제자가 1명뿐이었는데 이제는 수십명으로 늘었고, 그동안 수십명의 제자를 배출했다. 제자들과 함께 만든 것이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캄보디아 왕립합창단이다.

캄보디아 왕립예술대학 음악학부 류기룡 교수 © News1 김대벽 기자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사실 계획이 꿈이고 희망인 것 같다. 이곳에 정착해 문화·예술 파트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꿈이 거대하지 않다. 캄보디아가 찬란한 문화·예술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도 발전하지 못한 것은 열악한 경제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이 나라의 마음 속에 있는 아픈 근대 역사도 큰 원인이다. 나라의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할 혜택이 있다. 그런 것을 좀 더 빨리 만들어주고 싶다. 캄보디아 초·중·고교에 음악수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떤 게 있나.
▶그러기 위해서는 캄보디아 정부와 긴밀히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음악·예술 분야가 열악한 이곳에는 오페라극장도 없다. 국립극장(시어터)을 설립하게 하는 것도 꿈이다. 이런 꿈만 이뤄지면 캄보디아 왕립예술대학 제자들이 더 많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고, 왕성하게 음악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독자와 국내 음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한국의 클래식 음악가들이 동남아시아로 진출할 때 캄보디아를 교두보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 클래식 음악가들에게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 국내 클래식 음악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며 이제는 한국의 음악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때다. 자신의 음악세계를 세계 어느 곳에서든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이 진정한 글로벌 마인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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