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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는 지난달 19일 "정부는 북한의 식량상황을 고려하여 그간 세계식량계획(WFP)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우선 국내산 쌀 5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국제기구를 통해 북한에 국내산 쌀을 지원하는 것은 처음이다. 대북 쌀 지원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사진은 2010년 군산항에서 북한 수재민에게 전달할 쌀을 배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국내산 쌀 5만t의 수령을 북한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간 직접 지원에서는 북한이 이를 거부한 전례가 있었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임에도 이를 거절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정부와 WFP는 당혹감 속에 북측의 진의를 파악 중이다.

24일 통일부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한국정부의 대북 쌀 지원 5만톤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 "WFP가 북한과 실무협의 과정에서 북한 내부의 이러한 입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정부는 WFP를 통해 북측 공식 입장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측의 수령 거부가) 한미군사훈련 때문인 것인지, 다른 표현(이유)이 있는 것인지는 여전히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은 WFP와의 실무협의 과정에서, 한미가 연합훈련을 지속할 경우, 국제기구를 통한 남한 쌀 지원이라도 이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관련 논의는 WFP가 평양사무소에서 북측 외무성 당국과 진행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간에는 인도적 지원이 협의 중 무산된 사례가 많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에서는 (거부하는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실무적으로는 그렇게 전해듣고 있는 상황이며, 북측으로부터 명확하게 공식입장을 들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응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는 나온 얘기는 실무협의 과정에서 나온 북측의 의견이라고 보며, 북측에서 최종책임이 있는 사람이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밝힌다면 그것이 공식입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WFP측에 대북 식량지원이 조속히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한 상태다.

2010년 군산항에서 북한 수재민에게 전달할 쌀을 배에 선적하고 있는 모습.

한편 정부는 당초 7월까지 대북 지원용 쌀을 국내 항구에서 첫 선적, 북측 항구로 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7월내 첫 선적이라는 목표 달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통일부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쌀을 실어나를 첫 번째 선박이 당초 계획대로 이달 안에 가능한지 묻는 질문에 "가능 여부를 단정 지어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며 "원래 9월 내에 (완료)한다는 것이 목표인 만큼 거기에 맞춰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항차 출항이 내달로 넘어갈 가능성에 대해서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전날 정례브리핑 때까지만 해도 통일부는 "7월 중 1항차 출발을 목표로 계속 추진 중"이라고 밝혔는데, 이러한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것이다.

24일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1항차 선박의 출항시기는 남북간 항구선정, 선박수배 등 제반 준비가 완료되는 데 따라 결정될 예정"이라면서 "저희 정부는 현재로서는 쌀 지원이 당초 계획대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계획대로 9월까지 인도적 견지에서 우리쌀 5만t이 북한에 다 전달될 수 있도록 기대·희망하며 북측에 호응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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