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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가 자사고로 살아남게 됐다. 교육부는 전북교육청이 내린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부동의한다고 26일 밝혔다. 상산고가 사회통합전형 대상자를 적법하게 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북교육청이 점수를 깎은 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돼 위법하다고 본것이다. 교육부가 평가기준과 절차를 검토해 전북교육청의 오류를 바로잡고 상산고 손을 들어준 것은 다행스럽고도 당연한 결정이다.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와 번복 사태는 진보 교육감들의 무리한 '자사고 죽이기'의 실체를 드러낸 것이다. 멀쩡하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 '귀족학교'란 꼬리표를 붙여 뒤흔들면서 학교뿐 아니라 재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혼란과 상처를 남겼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교육부가 부동의로 상산고를 구제하면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후폭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산고의 자사고 탈락은 없던 일이 됐지만 전국 자사고와 시도교육청 간의 전쟁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 폐지를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전망이기 때문이다. 최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할 게 아니라 자사고의 근거 조항을 아예 삭제해 일괄 폐지하자는 과격한 주장을 펼쳤다. 서울교육청은 최근 서울 13개 자사고 가운데 무려 8곳에 대해 재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고 교육부는 심의를 거쳐 다음달 초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해당 학교들은 긴장하고 있다.

수월성 교육을 배척하고 평등주의 교육을 지향하는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를 '일반고 황폐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자사고가 사라진다고 해서 추락한 일반고의 경쟁력이 저절로 살아나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라는 정부의 국정과제에 맹목적으로 매달릴 게 아니라 논리도 절차도 없이 진행되고 있는 '자사고 죽이기'의 문제점을 돌아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평등주의 교육은 인재 양성이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역행하는 방식이다. 수월성 교육에 대한 수요를 무시해선 안 된다. 교육부는 자사고 폐지에 집착하기보다 일반고 역량 강화 방안과 창의적 미래 인재 육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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